"좀 더 자세히 말해주시겠어요?"
"그러니까 음... 범인은 지금 이자리에 있습니다"
한 토크쇼의 게스트가 차분하게 말했다
"확신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그의 성격이겠죠"
"성격이라뇨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녀석은 관심 받는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정복감에 심취하는것도 즐기죠"
"그렇다면 지금 그 사람이 우리 모두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최근 도시에서 일어난 무차별 테러 사건
범인은 건물등에 폭탄을 설치하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수천명의 희생자를 만들었다
뉴스에서 이 소식들을 다루며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번주 일요일 심야 토크쇼 게스트 또한 이런주제에 걸맞는 프로파일러로서
그는 자신이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포문을 열고 쇼에 참가하였다
"사실 그를 찾아내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세간의 이목을 끌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뜻인가요?"
"정확합니다. 제 조수보다 낫군요 뭐 아무튼 지금 여기서 이 상황을 즐기고 있겠죠
제가 이번 토크쇼 회차만큼은 광고 시간을 넣지 말아달라 한 이유도 그것입니다."
"그건 무슨말이죠?"
"그 녀석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벗어나는것을 원치 않아요 저는 거기에 어울려주기로 마음먹었죠"
진행자는 카메라맨에게 손으로 신호를 보냈고 카메라맨은 곧 객석을 가로지르며 앵글에 사람들을 담았다
사람들은 양 옆 사람들을 두리번 거리며 혹시 자기 주변에 테러리스트가 있지 않은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잘난 사람들을 혐오합니다. 자신이 약자들의 편이라고 믿고 있죠 최근 일어난 테러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뉴스에서는 그가 혼선을 주기 위해 일관성 없는 선택들을 하고 있다던데요"
"그는 사회적 약자층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절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선택한건 최고급 호텔 그리고 외국계 헤지펀드 회사
철저하게 추천회원 예약제로 진행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등 화려한 곳들입니다"
"노숙자나 가난한 사람들은 접근할 일이 없는 곳들이군요..."
"저는 이 방송국에 입장하기전 제 지인에게 작은 부탁을 하나 하였습니다"
"어떤 부탁이죠?"
"통화로 확인시켜 드리는게 나을것 같군요"
게스트는 휴대폰을 열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내용은 그의 셔츠넥에 달린 핀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 되었다.
"제가 부탁드린건 확인됐나요?"
"예 확인 결과 말씀하신대로 방송국에 폭탄이 설치된 정황이 파악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카메라맨들은 그런 사람들의 표정을 빠지지 않고 모두 담았다
"진행자님 이곳 별관이 몇명을 수용할 수 있죠?"
"지금 객석의 절반정도 밖에 수용할 수 없는걸로 압니다"
"그리고 제가 섭외 당시 요청했던것들은요?"
"예 물론 사실상 이번 피해에 제일 직접적인 사람들 즉 실마리를 찾고싶은 경찰청장 및 간부들과 피해받은 재계 인사들로 객석을 채웠습니다'
"자 그럼 게임을 시작할 때군요"